[부부갈등지수] 아내가 사라졌어요...남편행동 MQ 측정
MQ 부부싸움지수
여행가방을 들 것인가, 고무장갑을 들 것인가
설거지는 일주일째 그대로였습니다.
싱크대에는 그릇과 냄비가 산처럼 쌓였습니다.
아내도 하지 않았고, 남편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렸습니다.
남편은 밥을 차려주지 않으면 밖에서 외식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두 사람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집 안에는 TV 소리만 남았습니다.
어느 날 퇴근한 남편이 현관문을 열었습니다.
집이 이상할 만큼 조용했습니다.
아내가 없었습니다.
“나도 집을 나가버릴 거야.”
“혼자 잘 살아보라 그래.”
남편은 화가 난 채 여행가방을 꺼냈습니다.
옷을 넣고, 충전기를 넣고, 현관 가까이에 가방을 세워두었습니다.
첫날이 지나갔습니다.
아무 연락이 없었습니다.
둘째 날도 아내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둘째 날 밤,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남편은 더 화가 났습니다.
“나도 우울했어.”
답장을 쓰려다가 지웠습니다.
남편은 여행가방을 들고 현관문 앞에 섰습니다.
문손잡이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싱크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산처럼 쌓인 설거지.
먼지가 내려앉은 거실.
아내가 매일 서 있던 주방.
남편은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여행가방을 내려놓았습니다.
대신 고무장갑을 집었습니다.
그날부터 남편은 매일 한 시간씩 설거지를 했습니다.
또 한 시간씩 바닥을 닦았습니다.
욕실을 청소하고, 창문을 닦고, 쌓인 먼지를 걷어냈습니다.
누가 보지 않아도 계속했습니다.
칭찬해 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아내가 살아온 자리를 자신의 몸으로 경험했습니다.
일주일 뒤, 현관문이 열렸습니다.
아내가 돌아왔습니다.
사실 아내는 여행만 다녀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혼자 살 집을 이미 보고 왔습니다.
오늘은 가방과 마지막 짐을 가지러 온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아내의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싱크대는 깨끗했습니다.
거실과 방은 거울처럼 반짝였습니다.
욕실에서는 깨끗한 비누 향이 났습니다.
남편은 말없이 걸레를 빨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아내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무너졌습니다.
“마음이 이미 떠난 줄만 알았는데…”
“이 사람도 우리 집을 지키려고 하고 있었구나.”
아내는 들고 있던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당신을 너무 오해했어.”
남편도 조용히 말했습니다.
“이제야 당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것 같아.”
그날 두 사람은 서로를 이긴 것이 아니라 다시 같은 편이 되었습니다.